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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버지의 마지막 도시락

우리 집은 형편이 넉넉하진 않았어요.

그래서 어릴 때 소풍날이면 솔직히 좀 긴장됐거든요.

중학교 2학년 가을 소풍 날, 아버지가 새벽 4시에 일어나셨더라구요.

평소에 부엌에 절대 안 들어가시던 분이

영상을 보면서 김밥을 마시는 거예요.

당근은 너무 굵게 썰려 있고, 단무지는 반대로 너무 얇아서 부서지고..

그런데 한 줄 한 줄 진짜 정성스럽게 마시더라구요.

완성된 김밥은 솔직히 못생겼어요. 터진 데도 있고, 굵기도 제각각이고.

근데 도시락 뚜껑에 포스트잇이 하나 붙어있었어요.

"아빠가 처음 만들어봤다. 맛없으면 미안."

그게 아버지가 해주신 첫 번째이자 마지막 도시락이었어요.

그 뒤로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부엌에 서실 일이 없었거든요.

왤케 울컥하던지요..

20년이 지난 지금도 그 포스트잇은 제 지갑 안에 있어요.

다 바래져서 글씨도 잘 안 보이는데, 버릴 수가 없더라구요.

그래서 말인데요,

여러분도 부모님한테 받은 것 중에 별거 아닌데

아직까지 간직하고 있는 거 있으신가요? 어떤 건지, 왜 못 버리시는지 궁금해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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